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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아일기] 개발자 아빠의 산부수첩 - '임신 확인' #1 본문

개발자 아빠의 육아일기

[육아일기] 개발자 아빠의 산부수첩 - '임신 확인' #1

RAYZIE 2023. 11. 23. 17: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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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번 육아일기를 쓰자 쓰자 다짐을해도, 연말에 바쁜일정으로 인해 손도 못댔다.

그러다 오늘, 극적(?)으로 시간이 나 잠깐 시간내서 육아일기의 첫 페이지를 쓴다.

우리 부부는 애기를 가져 볼까? 했는데 바로 된 케이스.

 

# 2023년 9월 13일 시작

사실, 임신 사실을 알기 전 회사 워크샵에, 가족모임에 술을 진탕먹고 엄청 피곤하게 돌아다녔는데...

그렇게 이틀 후, 회사 직원들과 회식을 하고 집에 왔다가 "오빠 나 몸이 좀 이상해" 라는 말을 들었다.

뭔가 이상하다 싶어 바로 편의점가서 임신 테스트기 2개를 사오고, 테스트해보니 왠걸...

임테기에 두줄이 딱 뜬것이다.

무슨 코로나 간이 검사 키트로 검사했을때보다 덤덤하게 서로 처음 꺼낸 말이 '헐 ...?'

그렇게 다음날 한번 더 임신 테스트기로 확인을 한 후 병원을 찾았다.

2023년 9월 임신테스트기, 그리고 임신

# 임신 4주차

무언가 덤덤하면서도, 기분이 이상했다.

분명히 원해서 가진것인데, 묘한 기분이 들었다.

가끔 미디어에서 나오는 환호와 기쁨의 표현은 나오지 않고

그저 '내가 아빠가 되는건가...' 라는 무덤덤한 생각을 가지고 병원으로 향했다.

 

나는 급한 회의때문에 와이프랑 같이 가주지는 못하였고, 병원에 떨궈주고 회사로 향했다.

 

가끔 친구들이 술자리에서 하던 임신 이야기.

막상 나에게 닥쳐온 현실과 마주하니 어떻게 해야할지 시뮬레이션도 안된다.

나는 아무것도 모르고 그렇게 회사로, 와이프는 산부인과 향했다.

일단 집에서 가까운 '트리니움 여성 병원'으로 갔다.

1시간쯔음 지나 와이프에게 연락이 왔다. 

"오빠 임신이래..."

그 한마디에 이제부터 뭘 해야할지 두뇌 회전이 빨라졌다.

와이프가 먹고싶어하는 떡볶이를 먹으며 초음파 사진을 건네받았다.

이때부터 가슴이 벅차오르기 시작했다.

그리고 오늘 처음 알게 된것은 아이가 4주차라는것.

생각해보면 애기가 들어서고 나서 엄청나게 격한 워크샵과, 벌초, 술자리... 등등

아기한테 안좋은 생활의 연속이었다.

하지만... 몰랐으면 상관없다는... 주변 육아 선배들의 말씀을 듣고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ㅋ

띠용이 첫 초음파 사진

# 임신 5주차

검사를 위해서 와이프와 산부인과에 도착하니 왠걸...

아침일찍 가서 병원에 사람이 없을 줄 알았는데

주차장에 자리도 없고, 벌써 대기하고있는 사람이 열명은 넘어보였다.

아빠가 처음이라 남편이 진료실을 같이 들어가도 되는지 몰랐다.

일단 와이프 혼자 보냈다. 그렇게 진료가 끝나고 아기가 건강하다는 얘기를 건네들었다.

그리고 간호사님께 이제부터 어떻게 해야하는지 천천히 얘기를 들었다.

 

일단 출산 예정일은 2024년 5월 24일, 우리 부부의 결혼기념일과 3일차이난다.

그리고 태명은 띠용이로 정했다.

2023년은 용띠해, 그리고 집안에 용띠가 많다. 나도 용띠다.

 

다음날.

우리는 세종시 지원을 받기위해 도담동 행정 복지센터로가서 임산부 등록을 했다.

비가 많이 오는날이었다. 출근도 해야되고, 서류 등록도 해야되서 아침 일찍 서둘러 동사무소로 향했다.

서류를 작성하니, 바우처 카드를 만들 수 있게 도와주고 엽산과 산모수첩 등을 쥐어주셨다.

그리고 산모 건강검사를 위해 채혈도 했다.

동사무소에 방문해서 이것저것 서류 작성을 진행
임신 축하 선물로 세종시에서 받은 '엽산'과 '임산부 자동차 표지'

바우처 금액으로 진료비 지원 명목으로으로 100만원을 받았다.

자세한 내용은 다음 링크를 통해 알 수 있다. => 세종시 맘편한 임신 통합 서비스

# 임신 6주차

그렇게 첫 임신 4주차가 흘러갔고,

문제는 그 이후다.

6주차가 되면서 와이프의 입덧이 심해졌다.

5주차때 점점 입덧의 기미가 보이면서, 6주차에는 아예 음식을 입에 못데는 상황까지 와버렸다.

인터넷에 검색해서 

크래커 종류도 먹어보고, 감자칩같은것도 먹어봤는데 나아질 기미는 안보이고 결국 입덧약으로 하루하루를 버텼다.

신기한건 입덧약을 먹고 나서부터 다시 밥을 먹을 수 있게 된것이다.

밤에 잠도 못자던 사람이 잠도 어느정도 잘 자게 되었는데,

문제는 밥을 먹을 땐 문제가 없는데 먹고 난 이후에 계속 토했다.

그래도 주변 임신 선배들 말로는 먹은것을 다 토해내지는 않고 어느정도 남아있다는 얘기를 들었다.

우리 띠용이가 밥을 먹을 수 있다는 점에서, 참 다행이라고 생각했다.

 

또 요즘 시스템이 좋아져 참 다행이라고 생각했던점은,

코로나를 기점으로 배달하는 음식점이 많아져 먹고싶은건 내가 안나가도 배달이 잘 온다는점.

(배달비 무시를 못하지만... 둘다 일하는 상황에 그런것 따질 상황이 아닌듯 싶다.)

(배달비만 넣어주면 먹고싶은거 다 먹을 수 있는 세상이 되었다. 아버님/형님들 세대 선배님들 죄송합니다.ㅋ)

그래도 배달이 안되는 음식에 한해서는 내가 동네에서 찾아다녀야 된다.

 

어느날은 토마토가 먹고싶다. 어느날은 키위가 먹고싶다. 해서 사다주면 한덩어리 먹고 질리고..

또 한입먹고 질리고... 

'아빠는 짬처리 담당~'이 되어버렸다.

기껏 열심히 사온 음식 한입 먹고 '오빠~ 나 못먹겠어~ ' 하는 모습을 보면

꿀밤을 한대 쥐어 박고싶지만 어쩌겠나. 홀몸이 아닌데...

 

남기는 음식이 아까워 내가 점점 살림의 고수가 되는듯 하다.

남긴 토마토는 잘 처리해서 와이프 뱃속으로...
사놓고 포장 뜯지도 않은 키위는 내 뱃속으로...

또, 어느날은 갑자기 수박이 먹고싶다고 해서...

철지난 수박을 찾으러 다니다가 마트에서 딱 한통 남은 수박을 가져온적도...

와이프가 수박 자르기 힘들어 해서 그냥 한통 다 잘라 언제든 꺼내드시라고 냉장고에 짱박아 버렸다.

(결국 이것도 다 못먹고 버려졌다 한다...-_-;;)

수박 찾아다닌다고 온 동네 마트를 뒤져 겨우 하나 겟또!

# 임신 12주차

회사일과 집안일 열심히 하다보니 벌써 12주가 지났다.

12주차 초음파 사진을 보니 우리 띠용이도 어엿한 사람의 모습을 갖추고 있었다.

너도 열심히 크고있구나, 아빠도 열심히 노력한단다...T^T

14주차 띠용이는 세포분열에 성공하여 사람의 형상을 갖추고 있다.

12주차에 열심히 엄마 양수에서 헤엄치는 모습을 보고 있자니, 웃음이 절로 나온다.

(이제 나도 아빤가 보다, 생명의 신기함을 느낀다.)

와이프 말로는 애기가 잘 움직이지 않아, 사탕을 먹었더니 그 뒤로 잘 움직인다고 얘기를 전해들었다.

엄마 닮았나... 군것질을 아주 좋아하네... 

 

12주차에는 기형아 검사가 있는데, 부득이하게 출장으로 같이 가주지는 못하였다.

산부인과는 매번 같이 가주고 싶었는데,  아빠가 돈을 가져와야 띠용이 맛있는것도 먹일 수 있으니...

와이프가 참고 견뎌야지 뭐~

 

# 임신 13주차

13주차 정도 되니까 이제 입덧도 예전만큼 심하지는 않는데, 

그 대신, 띠용이가 커지는 바람에 엄마의 방광을 자꾸 누르나보다.

예전보다 화장실 가는 횟수가 많아지고, 새벽에 잠자다가도 여러번 왔다갔다거려 잠도 제대로 못자는듯 보인다.

나의 코골이도 와이프가 숙면에 못들게 하는 또 한가지의 이유.

 

# 임신 14주차

어쨌든 나도 아빠가 된다는 생각에 기쁨 반, 걱정 반으로 14주까지 와이프를 옆에서 지켜봐왔다.

바쁜 연말 일정과 해외 출장으로 인해서 옆에서 많이 못지켜줘서 와이프한테 미안 할 뿐이다.

그놈의 술 약속이 너무 많이 잡혀서, 나가기 싫은데 부득이하게 자주 나가고 있다. (ㅋ)

술을 마시면 와이프 편하게 주무시라고 혼자 다른방가서 자고 온다.

이게 편할것이, 침대도 넓게 쓰고 술냄새 뿐만 아니라 술마시면 함께 진행되는 시끄러운 코골이와 이갈이...

여보 편히 주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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